침대에 누워 드는 생각.

문득 30대, 그것도 중반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고민이야 나이를 불문하고 다 있겠지만 30대의 고민은 어찌보면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고 있지만 젊었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앞으로 남은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들이 다른 세대보다 무게가 다른것같다.


인생을 살다보면 중요한 순간들이 온다. 내 삶에서 중요한 삶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났는데 그건 건강이였다. 안면마비와 간이 파괴되는 바람에 남은 평생을 힘겹게 살아야 하는 짐을 짊어졌다. 얼마나 중요하냐면 수명이 확실히 짧아졌다. 과거에는 젊어서 그런지 몰라도 잠을 8시간정도면 진짜 많이 잔거였지만 요새는 10시간을 자도 체력이 복구가 안된다. 이는 간 기능이 떨어졌고 더 무서운 것은 현재도 간세포의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는 거다. 


이번에 5월 14일 초음파 및 간 수치 결과를 보기 위해서 병원을 찾았는데 여전이 ALT 58을 보였다. 40 이하가 정상 수치이고 비교적 건강한 사람이라면 평균적으로 20내외지만 나는 평균이 항상 60내외다. 


이러다 30대 중반에 서 있는 내게 최대 고민은 생존이 되었다. 그리고 그 생존을 위해서는 먹는게 중요해 졌다. 간에 좋은 음식, 간에 좋은 과일, 건강에 좋은 재료들.. 


그러다보니 요새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이 요리다. 때마침 방송에서도 요리에 관련된게 많이 나오고 있어서 더 더욱 그것을 해보고 싶지만 쪽방에서 무엇을 해볼수가 없다. 쪽방도 쪽방이지만 혼자 산다는것,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있어서 나눌수 있는 요리를 할 수없다는게 더 큰 문제인거 같다. 요리를 하게되면 혼자 먹는 양만큼만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족을 꾸리는가보다 싶기도 하고.. 


고민말고 느끼는게 하나 있는데 그건 시간이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 학창시절에는 시간이 너무 안간다고 느꼈지만 요새는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빨리 흐른다는걸 느낀다. 그렇기에 초조함마져 들기도 하고. 나이들어서 혼자 버틸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하는데 시간이 이렇게 빨리가고 내가 하는 것은 더디다보니 초조함, 조급함 더 나가 두려움도 느낀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가는 세울 붙 잡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젊었을때처럼 이것저것 하자니 몸이 뒤따르지 않고. 그래서 옛 어른들이 몸이 재산이라는 말을 요새 실감한다. 가진건 없지만 몸이라도 건강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삶이 무겁다는것도 느낀다.


.....


자려고 누우니 아주 추웠던 12월의 대학교 공부방이 생각이 난다. 눈이 한무덕이가 와서 차도 안올라오고 사람도 없던 날에 난방도 안되어 그야말로 개떨듯 떨면서 몸은 스트로폴에 눕히고 두꺼운 컴퓨터책을 배게삼고 누더기 담요들을 둘둘 말아 잠을 청해야만 했던 날들... 돌이켜 보면 세상이 힘겹다고 삶이 무겁다고 하지만 삶의 무게조차도 느끼지 못할만큼 공허함, 고독감이 더 무서운건 아닐까.


그래도 이렇게 아픈 몸으로 혼자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건 나조차도 모르는 삶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는 희망때문이다. 언젠가는 돌아갈 나라에 그래서 그곳을 떠나 이 세상에서 어떤 삶을 살지를 다보고 그래서 나 라는 삶을 택했던 영혼이 집에 도착하였을때에 그래도 무언가 얻었다는 것을 그 영혼에게 나는 선물하고 싶다. 그래서 다음 생은 보다 더 활기찬 삶을 선택해서 살수 있었으면 하고 말이다. 


그런면에서 지금 생에서의 아픔도 슬픔도 고독도 돌아가서는 값진 무언가가 되어서 그 영혼을 풍족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희망. 아무도 없는 외톨이지만 그래도 괜찮아... 언젠가 소풍은 끝날거고 돌아가서는 나도 아름다운 소풍이였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어~ 그곳이 지옥불일 지라도 외톨이지만 열심히 살았다면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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