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

마이클 샌덜 교수의 새로운 책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 이다. 


마이클 샌덜이 쓴 책이라고 한다면 무조건 집어든다. 철학자인 그에 책을 무조건 집어드는 이유는 그가 말하는 주제가 머나먼 철학자, 정치가들만한 위한 것이 아니고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것을 주제와 근거를 하기 때문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에서도 실제 생활에서 벌어지는 일과 사건들을 소개하면서 철학이라는것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일반인들, 민주시민이라면 늘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야할 것들이라고 역설하기 때문이다.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의 논리적 전개도 '정의란 무엇인가'와 다르지 않다. 조그마치만 샌덜의 눈으로 봤을때에 논의가 될 수 있는 간단한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섬뜩한 예로 '생명' 가지고 하는 '도박'을 하는 생명보험에 이른다. 이는 철학적인 주제이면서도 생활적인 주제다. 철학은 멀리 있지 않고 생활에 녹아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효용성만 갖추면 끝인가?


'돈' 에 대한 이야기에 경제학자가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경제학자들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서로 이득이 된다는 관점에서 합의에 이른 거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돈의 거래'는 문제가 없다는데에는 '자유', 더 나가 자유시장 원리에 입각한 것이다. 


마이클 샌덜 교수는 이를 비판한다. '과연 그것이 전부인가?' 라는 질문은 이 책 전반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생명보험 전매시장은 말기환금 산업으로 불렀다. 여기서는 에이즈 환자나 기타 불치병으로 진단 받은 사람들이 소유한 생명보험 증권이 거래된다. 이때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10만 달러 생명보험 증권을 소유한 사람이 의사에게 앞으로 일 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가장하자. 그리고 치료를 받거나 짧으나마 여생을 잘 살펴보려면 돈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투자자가 환자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예를 들어 5만 달러에 생명보험 증권을 사고 연납 보험료를 지불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최초 보험계약자가 사망하면 투자가는 사망 보험금 10만 달러를 받는다.


자유시장 경제 원리에 입각해 위 예제를 본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상호간의 합의를 한 것이며 이는 효용성을 극대화한 형태이기 때문에 자유시장에서 말하는 재화로서의 가치를 모두 갖춘 것이고 이는 거래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양측 모두 이익이라는 관점에서의 효용성의 극대화가 이루어진 자유시장 경제에 들어 맞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뭔가 불편함을 느낀다. 생명보험 증권을 구매한 구매자는 하루빨리 피보험자가 죽기를 바랄 것이다. 만일 피보험자가 생각보다 오래산다면 생명보험 증권을 구매한 사람은 불행해 질 것이다. 


효용성이 극대화된 거래이지만 뭔가 잘못되었다고 반박을 하는 논리적 근거를 마이클 샌덜은 말해준다. 사회적 공공 선, 도덕적 관점, 원칙들과 같은 '비시장적 규범'들은 돈으로 거래했을때에 '부패'한다고 말한다.


부패라고 하면 흔히들 부정 이득을 연상한다. 하지만 부패는 뇌물이나 불법 거래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어떤 재화나 사회 관행을 부패시키는 행위는 그 평판을 깍아내리는 행위고, 가치를 합당한 수준보다 낮게 평가하는 행위다.


생명보험 전매시장은 사람 자체와 생명에대한 평판, 가치등을 낮게 평가한다. 보험증권을 구매한 구매자는 하루 빨리 환자가 죽어야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의 생명이  빨리 꺼지기를 바란다. 이는 도덕적으로 올바른 사고가 아니다.


이 책을 감수했던 철학자는 다음과 같이 책 뒷장에 덧붙였다.


  지금 대한민국은 큰 위기에 빠져 있다. 그 위기는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시장논리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고 본다. 지난 몇년간 한국 사회에 깊이 드리워진 그림자는 경제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는 정치의 참 의미를 망각한 채, 국가의 부를 좀 더 늘이면 시민들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정치가들의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더 나아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지조차 돌아보지 못한 채 좀 더 부자로 살아보려는 그릇된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했던 우리 자신의 탓도 크다. 

  따라서 나는 이 책이 우리의 현실을 진단하고 고민해보는 데 적절한 역활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온건하지만 큰 물결을 일으킬 수 있는 귀중한 지혜가 이 책 속에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명박 정권 탄생에 이면에는 도덕적 가치보다 돈의 가치을 우선시한 결과였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문제의 포커스는 이명박이 아니라 그러한 이명박을 선택한 국민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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