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학자다. 실학의 대가로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그의 학문의 영향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자식들, 형님, 동료 선비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엮어 번역한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자제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어렷을적에 잔병으로 죽고 아들 두명과 딸 한명만이 장성했다고 한다.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조선후기시대였기 때문에 편지는 대부분 아들들에게 가르침을 위해서 쓰여졌다.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시는 어떻게 지을 것인가?', '양계를 해도 사대부답게' 등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내가 몇년 전부터 독서에 대하여 깨달은 바가 큰데 마구잡이로 그냥 읽어내리기만 한다면 하루에 백번 천번을 읽어도 읽지 않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무릇 독서하는 도중에 의미를 모르는 글자를 만나면 그때마다 널리 고찰하고 세밀하게 연구하여 그 근본 뿌리를 파헤쳐 글 전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날마다 이런 식으로 책을 읽는다면 수백가지의 책을 함께 보는 것과 같다. 이렇게 읽어야 책의 의리를 훤히 꿰뚫어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니 이 점 깊이 명심해라.


- 독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


다산 정약욕은 유배지 강진에 '다산초당'을 짓고 유배생활을 학문연구에 몰두한다. 편지의 내용을 보면 책을 어떻게 엮을 건지, 책을 어떻게 펴내야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다. 형님(정약진)에게까지도 책을 엮을때에 주의사항등을 편지로 보낸걸 보면 다산 정약용은 책을 읽고 만드는 것을 매우 귀하게 여겼던거 같다. 책을 읽을때에는 그 책에 쓰여진 단어의 본질적인 뜻을 찾아보고 읽기를 희망했다.


나 죽은 후에 아무리 청결한 희생과 풍성한 음식으로 제사를 지내준다 하여도 내가 흠향하고 기뻐하기는 내 책 한편 읽어주고 내 책 한 구절이라도 베껴두는 일보다 못하게 여길 것이니, 너희들은 꼭 이 점을 새겨두기 바란다. 


만약 내가 사면을 받게 되어 이 두가지 책(주역사전, 상례사전)만이라도 후세에 전해진다면 나머지 책들은 없애버리다 해도 괜찮다. 


- 나의 저서를 후세에 전하거라 -


그가 유배지에서 저술한 책은 500여권에 달하는데 현재는 대부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유배지에서 생활을 학문연구의 전념한 다산 정약용. 조선후기 실학을 집대성하고 수 많은 저술을 남기 학자였지만 인간적으로 어떤 사상과 생활상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그의 저술만으로 알기는 힘들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다산 정약용의 실제 생활상에서의 생각과 자식들에게 가르침을 어떻게 전하고 있고 책을 어떻게 읽을것인지와 같은 일반론적인 관점에서의 그의 생각을 옆볼수 있는 매우 귀중하고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