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꿈꾼 나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어떤 나라로 만들려고 했을까? 지도자라면 '앞으로 대한민국호는 이런 방향으로 나가야해~' 와 같은 일종의 발전방향을 제시할줄 알아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계에 진출하고 민주당의 상임고문이 되면서 인권 변호사로서의 길에서 느낀 방향성을 훨씬 뛰어넘는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그리고 그런 방향을 향해가기 위해서 국가는 어떤 역활을 해야하는가 등의 고민과 연구를 시작했던 듯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할때도 이러한 고민과 연구는 정책 기조가 되었고 퇴임후 고향으로 내려간후에 집권기에 자신의 행적을 뒤돌아보고 평가하고 좀더 심도 있게 연구를 진행했다.

그런데 봉하에서 사람들과의 대화로 인해서 연구의 결과물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듯하다. '연구는 열심히 했는데, 이를 고등학생도 쉽게 읽을수 있도록 책으로 내보자.' 학력 낮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한국에서 '쉽게 누구나'를 생각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였다. 수많은 학자들이 봉하를 오가면서 연구를 진행했고 초안을 다듬으면서도 '쉽게 누구나'라는 생각과 대한민국의 방향 제시라는 연구목적을 모두 충족하기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했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기 직전에....

노무현과 사람들

노무현과 사람들



'진보의 미래'라는 책은 봉하에서 연구자들과 나눴던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생각과 육성을 기록한 책이다.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고 책을 이렇게 썼으면 한다든가, 자신의 궁금하고 했던것을 학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과제를 제시하는 육성을 기록한 책이다.

그러한 과제를 모두함께 풀어가보자 했지만 이제 그분은 없다. 봉하에 모였던 많은 학자들은 그러한 그의 과제를 충실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되고 그 결과 나온 책이 '노무현의 꿈꾼 나라 / 대한민국 지식인들, 노무현의 질문에 답하다' 이다.

"그는(노무현 전 대통령님) 이 책이 뒤에 오는 정부에게 하나의 거울이 되기를 바랐고, 국민들에게 우리나라를 좋은 나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진보 세력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했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서 이 책을 보신다면 과연 뭐라고 말씀하실지, 그 점이 가장 궁금하다. 질책하실지, 칭찬하실지, 좀 더 다듬어 보라고 하실지? 책이 드디어 완성된 지금 꼭 그런 심정이 든다." - 머리말에서.


정치,경제,사회,교육,군사,외교등 전분야에 관해서 그가 제시했던 의문점과 생각들을 지식인들이 답변과 함께 정리한 책이다. '진보는 무엇이고, 어떻게 행동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지만 국민들이 행복해질까?', '우리는 잘 하고 있나? 먼 미래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에대한 지식인들이 답변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매우 감동있게 읽었다. 두고두고 가까이 해야할 책이라고 느낄 만큼 매우 훌륭한 책이다. 더불어 그가 집권했을때에 그에게 가졌던 불만들이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내가 얼마나 우매한 인간인지를 통렬히 느끼게 해준 책이다. 그리고 그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많은 학자들이 그의 질문에 답했다. 그중에 내가 정말 공감하고 먼 미래에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느낀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경쟁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현 사회공공연구소 강수돌 소장.

"요컨대, 세상 전체가, 세계 시장이 하나의 경쟁 공간으로 되는 것이 신자유주의 경쟁이다. 따라서 결론은 너도 나도 세계화된 경쟁에 잘 '적응'하는 것을 넘어 톱클래스(최우수 집단)에 들기 위해, 그리하여 엄청난 기득권의 떡고물을 획득하기 위해 불철주야 공부하고 노동해야 한다는 것이 지배자들의 국정 운영 철학이었다. 이제 물어보자. 그렇게 해서 인간 냄새 물씬 풍기는 그런 지구촌, 그런 대한민국으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더욱 삶이 팍팍해지고 있는가?
몇 가지 삶의 현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자.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교육열'은 '일류대학 진학에 목을 매는' 시험 제도와 더불어 아이들을 고도의 스트레스로 몰아넣고 있다. 해마다 200명 이상의 10대 청소년들이 자살하는 것이 우리 교육 현실이다. 대학 입학 뒤에도 연간 1천만 원 정도의 등록금을 내면서도 대학 시절 내내 '스펙'을 쌓느라 진짜 하고픈 공부를 제쳐 놓고 불철주야 취업 준비로 씨름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대부분이 '백수' 또는 비정규직이 되어야 하고, 수백장의 취업 원서를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좌절한 나머지 해마다 4~5명이 자살 한다. "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과 최고의 노동 강도 속에 수십 년 시달리다 보면 자연스레 몸과 마음이 망가진다. 망성 피로, 산업재해, 과로, 과로사, 과로 자살, 우울증, 좌절감, 무력감, 공격성, 성폭행,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퇴폐향락 문화의 번창, 온갖 암 발병 등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성과 감성, 영성이 균형 있게 어우러져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아야 함에도 오로지 자식들을 경쟁적으로 '공부'시키느라 한평생 다 바치고 자기 스스로는 빈껍데기만 남는 것이 우리 부모들 인생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우리 세대도 이를 반복하고 있다. "

"한마디로, 경쟁은 지배와 동전의 양면이다. 이 본질을 통찰하지 못하면, 늘 우리는 경쟁 대열 속에 허덕이다가 인생 다 보낸다. 남는 것이 있다면 남보다 좀 높은 자리에 올라가 기득권의 떡고물에 갈수록 중독되는 일이다. 안타까운 것은 바로 그 과정에서 삶의 실상, 삶의 고통, 사회적 차별, 생태적 파괴 등에 대해 눈을 감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효도하기위해 고시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이 부모님의 허리를 휘게 하는 등록금 인하 투쟁엔 눈과 귀를 닫는 것이나 일류 기업을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생산성 햔상 운동을 열심히 하는 노동자가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는 노동운동가들을 매국노라고 욕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자신이 내면에서 겪는 괴로움과 두려움을 솔직히 말하기를 꺼린다. 혹시 하더라도 술김에, 일시적으로만 그럴 뿐이다. 술이 깨고 나면 다시 비정상의 상태로 돌아간다. 자신의 느낌을 조작하고 인식을 조작하며, 신념을 조작하고 철학을 조작해야지만, 살벌한 경쟁 사회, 팔꿈치 사회에서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비정상의 정상화' 그리고 '정상의 비정상화'라는 기형적 사태로부터 결단코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에겐 희망이 없다."

"이제, 가정은 단순히 노동력의 재생산을 담당하는 톱니바퀴 역할이 아니라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는 사랑의 보금자리로 거듭나야 하며 특히 가부장적 퐁토가 가정이나 사회에서 모두 극복되어야 한다. 학교는 암기식 공부나 시험과 점수 경쟁의 터전이 아니라 자아 발전과 민주적 공동체 생활의 태도와 능력을 드높이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 칼 폴라니의 통찰대로 '시장 제도가 상품의 교역과 자본의 교환을 초월하여 토지와 노동까지 상품화'함으로써 오늘날의 비극이 발생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집이나 땅을 탈상품화하는 것, 사람을 노동력이 아니라 인격체로 양성하는 것이 불필요한 경쟁을 막는 방법이다."

사람사는 세상을 말했던 노무현. 그의 정신은 이미 많은 학자들과 국민들에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울 것임을 확신한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래를 말하다.  (0) 2010.11.14
유러피언 드림.  (0) 2010.06.23
운명이다....  (0) 2010.05.20
최인호의 인연  (0) 2010.03.08
스티브 잡스 이야기.  (0) 2010.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