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둥바둥 살 필요가 있나.. 그게 진리 추구라도...

최근에 유튜브에서 성직자들이 나온 예능을 봤다. 천주교, 불교, 기독교 성직자 세분이 나온 프로그램이였는데 나름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에서 스님이 군대를 갔을때에 점심으로 닭백숙이 나왔다는 일화가 나온다. 스님들은 고기를 먹으면 안된다는 규율이 있어서 난감했지만 군대라는 특수성을 인정해 맛이게 잘 먹었다는 이야기다.

스님이 때문에 고기를 먹으면 안된다... 다들 숨어서 먹더라, 어느절에가면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더라는 댓글들이 종종 보였다. 스님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되는 행동들을 문제삼는 것인데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다음의 댓글을 보고 꼭 그렇게 스님이라고 고기를 먹지 말아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토종닭집에서 더운 여름날에 누가 볼까봐 문을 걸어잠그고 닭백숙을 시켜먹더라... 어떻게 비구니들이 불법의 가르침을 어기고 고기를, 그것도 숨어서 먹을까라는 비난보다는 '안스럽더라' 라는 댓글러의 그 마음이 더 와닫았다. 불법에서는 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다지만 시대도 변했고, 여기저기 보니 동남아시아의 스님들은 고기를 먹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꼭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고기를 먹으면 안되는 걸까.

절을 다니는 사람도 아니지만, 부처의 가르침이라는게 결국에는 과유불급이 아닐까.. 꼭 고기를 먹지 않아야지만, 고기를 탐하는 욕망마저도 나쁜것으로 치부하고 그것이 수행에 문제가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게 과연 맞는 걸까... 내가 봤을때에 저 프로그램에 나온 스님의 풍채나 뱃살(?) 을 보건데 먹는 과욕은 적지 않아 보인다. 고기를 먹지 않았으니 먹는 것에 대한 욕망을 누려도 된다는 건가...

댓글러의 한마디가 큰 울림이 있다. 

나는 승려들이 술먹고 고기 먹고 하는 걸로 그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누리고 사는걸 그들이 범한다고 욕할 생각 없고 가끔씩 일탈을 하는 건 눈감아 주고 싶다.
종교인들을 욕할땐 혹세무민으로 사람 돈과 색을 탐하고 세상을 어지럽힐때 욕해야지 그들이 어쩌다 숨어서 고기 좀 먹었기로서니 그게 세상에 무슨 해악을 끼치겠는가?

과거 원효대사도 그러지 않았나.. 시대적 배경도 있어서 파계승이 되었지만 그가 하고자 했던 것,, 염불이나 외운다고, 아무도 없는 암좌에서 도나 닦는다고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할 수 없다는 것 아니였나.. 불법의 규율을 어기고 술도먹고 결혼도하고 자식까지 낳은 그 원효가 한국 불교의 큰 고승으로 추앙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러한 규율이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인지를 말하고 있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