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가을 문턱에서 고민.

3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 일상의 쳇바퀴같은 삶으로 인한 지겨움으로 인해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범하다면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도 있겠지만 남편은 남편나름대로 아내는 아내 나름대로 삶의 무료함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하고 그로인한 충돌이 삶의 괘적을 바꾸기도 한다. 


나 처럼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에게 그러한 것이 없겠거니 하겠지만, 내 삶 또한 다르지 않다. 평범한 사람들은 가정을 위해 꿈을 가지고 살지만 나는 내 자신, 혹은 내 삶의 가치를 위해서 남들이 아직도 철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앞으로 나가는 삶도 무료하고 지치긴 마찬가지다.


아주 어렸을적에 접했던 컴퓨터라는 물건이 아무도 없던 내주위에는 단 하나의 친구이자 그 무엇을 이루어질 마법 상자였다. 꿈을 이루어 내가 하고싶은 일을 직업으로 가질수 있는 행운을 얻었지만 나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서기가 점점 힘에 부치는걸 절감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빠른 반응과 결과물을 손 쉽게 내놓는다고 그래서 일을 쉽게 한다고 하지만 그러기까지 젊은 날을 새벽2시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야 했던 것을 모른다. 아니 내가 새벽 2시까지 했다는 걸 알아주기보다, 그것을 쉽게 한다고 평가하기에 앞서 그렇게까지 되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해야만했는지 정도조차 생각을 못하는 것이 더 한심스럽다는 생각도 들곤 한다. 


차라리 나도 남들을 그렇게 볼수 있는 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나 혼자 무슨 선비질인지 짜증이 날때도 있다. 그냥 남들처럼 눈치잘 보고 적당히 사람 이용해서 제 할일을 떠넘기는 스킬쯤은 사회생활 10년쯤이면 익힐때도 되었것만 20대 대학시절 꿈을 이루겠다는 멍청한 사고방식 그대로인지.. 이러한 내 모습이 그 어느때보다 겉추장 스러울때가 없다. 


어디를 보더라도 확실히 나는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인 사고체계를 가진 사람은 아닌게 확실한듯하다. 그로인한 삶의 괘적도 아주 다를 것이란 짐작이 든다. 남은 여생을 편히 살려면 남들과 같은 평범함을 가져야 할 텐데, 성격상 그건 글렀고 그러면 남은건 뭔지…. 


20대때에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설계하는 것에 두려움보다 기대감이 컸지만 이제는 남은 여생에 대한 두려움고 우려스러움이 앞선다. 아직 해는 중천인데, 마음만은 이미 저녁인 것을 이를 어찌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