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게 뭔지 알것 같다.

예전에는 그랬다....

혼자 지내는게 어때서...

 

하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이제 혼자 지낸다는 것이 가끔은 두렵다. 

 

그럼 두려움이 가끔씩 생기지만, 나이를 더 많이 먹으면 그것이 일상이 되지 않을까 그게 더 두려운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타인에 대한 사랑이 뭔지 모른다. 애시당초 가족내에서도 사랑이란게 뭔지를 몰랐으니까. 내게 있어서 가족은 무서운 곳을 떠나서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였고, 최대한 빨리 탈출해야하는 곳이였다. 그런 생각을 처음으로 한것이 국민학교 3학년때 였다. 다른 사람에게 놀림을 받는게 아닌, 가족들이 나를 무대위로 벌거벗긴채 올려서는 '여러분 저 병신을 보세요~' 외쳤는데, 뭣 모르는 나는 좋아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세상 사람들이 비웃음을 뭘 잘 몰랐던 국민학생은 그져 좋다고 웃었으니...

집에 돌아와서는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들어야했다.. 욕 뿐아니라 멸시,, 증오... 

새벽에 코고는 소리.. 색색대는 숨소리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나는 두려움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떨어야 했다. 그리곤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해야하나... 이것을 바꿀려면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하나.. 국민학교 3학년이 그런 상황인식을 하고 바꾸고자 울고 두려움에 떨면서 고민했다는게 지금 와서는 신기하면서도 너무나 불쌍하다...

할 수 있다면 나가고 싶었지만 시골 농촌에서 어딜 가겠나... 국민학교때 내 꿈은 그져 빨리 나이를 먹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현실적으로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니까...

 

10살.... 세상에 태어나서 10년만에 난 혼자가 되어야만 했다. 

 

그리고 씩씩하게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 혼자서.... 일을 하지 않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그 누구도 만나지 않는다. 만날 사람도 없으니까... 30년을 이렇게 살았지만 이제는 나이를 먹는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 그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참 슬프다.

 

나이를 먹을때마나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줄어 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거기다 길가에서 홀로 걷고 있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 추석 명절에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어르신들... 거지... 미래에 내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누군와 함께 한다... 그 누군가는 뭔죄란 말인가... 남의 집 귀한 자식을 내 불안한 미래를 매꿀라고 함께 한다고.... 정신나간 소리다. 

 

... 괜히 수술한걸 후회한다. 몸이 아프니 갑자기 살아야겠다, 아픈걸 없애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외로움, 고독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고민도 오랜 세월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비용적으로는 훨씬 좋은거 같다.

 

괜히 수술을 받아가지고 일도 못 다니고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돈도 나가고..... 면접보러가면 왜 이렇게 쉬었냐고 물어볼게 뻔하고... 아파서 쉬었다면 취업도 안될거고... 어른신들이 아프면 죽어야한다는 말을 요새 실감한다. 아픈것도 이제는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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