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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3 명랑하라 고양이.

명랑하라 고양이.


구름이라는 인터넷 닉네임을 사용하는 여행작가이신 이용한님의 고양에 대한 책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용한님의 고양이 친구들에 대한 얘기다.

시골로 이사오기전 도시에서 생활했던 작가는 그곳에서 어느날밤 집으로 오는 길에서 담위에 올라있는 고양이를 발견한다. 뭘보고 있는 것일까하는 호기심에 다가가 본 것은 어느집 창을 통해서 비친 TV 화면이었다고 한다. 고양이가 TV를 본다고? 고양이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했던 그가 이 사건(?)을 계기로 주위에 고양이들에 대해서 탐닉하게 된다.

도심 속 고양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였다. 이 책을 집필한 후에 작가는 시골로 거처를 옮긴다. 그리고 작가의 소망(?)대로 시골 속 고양이들을 사귀게 된다. 도심보다 더 센티멘털한 고양이, 여유롭게 산택을 하는 낭만 고양이들.... "명랑하라 고양이"는 시골 속 고양이들의 이야기다.

구름과 연어라는 블로그를 통해서 계속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작가를 통해서 섬세하고 리얼한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표정과 몸동작들을 구경할 수 있다. 섬세하고 리얼한 길고양이의 포즈를 잡기위해서 작가는 먼저 고양이들과 친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경계가 심한 길고양이들과 친해지게 되면 갖은 애교와 산책까지 함께 즐길 수 있게 되는데 그때에 비로서 진정한 고양이, 그들의 적나라한 삶을 함께 볼수 있고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담은 길고양이의 삶은 배타적인 것이다. 도심보다 여유로운 시골, 그 속의 고양이들. 그래봤자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 24시간을 몰래 숨어서 찾아 헤매는 것은 똑같다. 그런 그들에게 어떤 이는 사료를 주기도 하지만 어떤이는 막대기를 휘두르거나 심지어 쥐약을 놓기까지 한다. 왜 그렇게 못살게 구는 것인지 작가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된 고양이들의 삶이 낭만적이거나 평화롭게만 볼 수 없는 것이다. 작가의 고양이 친구라고 말하는 것도 그래서다.

그런데도 이 책에 눈이 가는 이유는 치열한 삶의 현장속에 비친 사람과 동물의 교감, 더 나가가 길고양이가 보여주는 모성애등 인간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풍부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길어야 2~3년을 살다가는 길고양이들이 대를 이어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현장에 작가는 인간의 손길이 조금만 주어진다면 쓰레기 봉지를 뜯거나 생선가게를 흠치는등의 길고양이가 아닌 인간과 교감하며 공존할 수 있는, 더 나아가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물음을 우리이게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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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왜 고양이인지 묻는다면 '감정 표현을 제일 잘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고양이는 정말이지 감정표현을 거짓없이 매우 잘 표현한다. 고양이 인사에서부터 친근감의 표시인 부뷔부뷔, 발라당, 위협적인 털세우기등등 수천, 아니 수만가지의 얼굴표정과 울음, 그리고 몸동작을 통해서 자신의 의사표현을 정확하게 하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의사표현을 잘 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룰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아마 예의정도 받아들이면 좋을듯 싶다. 내가 화가나서 성내면 고양이는 내게서 멀어진다. 내가 쌀쌀맞게 대하면 고양이는 멀어진다. 고양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 만큼 내가 먼저 고양이에게 마음을 보여줘야 한다. 누군가와 교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고양이를 통해서 많이 배우게 된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원룸주변에도 고양이들이 산다. 몇해전부터 사료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 도시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인간들도 치열한 삶을 사는 곳이라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것이 아니다. 발정난 고양이 울음소리에 경찰차가 동원되고 다음날 대량의 고양이 생포작전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분위기속에서 사료를 내놓는다는 건 내겐 위협적이다. 그런데도 사료는 계속 내놓았다. 발정난 고양이 울음소리, 나도 듣기 싫지만 그렇다고 죽일필요까지 있을까?. 중성화수술을 하면 그만인데, 그 돈이 없다고 죽이잖다. 한달에 나가는 담배값, 술값만 아껴봐라 그깟 돈이 왜 없나.

오늘도 눈치보면서 사료 내놔야 겠다. 어떤고양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밥 내놓는 인간이 나란걸 알기는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려면 어떠냐.... 위험천만한 먹이원정을 줄일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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